“10년 하던 사업을 접어야 할까요?” 사업가의 중요한 선택
“선생님, 제가 사업을 접어야 할까요?”
상담실 문이 열리고 40대 후반의 남성분이 들어오셨습니다.
자리에 앉자마자 하신 첫마디가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표정이 무거웠습니다.
사업을 시작한 지 10년.
처음에는 작은 가게 하나로 시작했지만, 몇 년 동안 꾸준히 성장하면서 직원도 두고 매장도 늘렸다고 합니다.
그런데 최근 2~3년 사이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하셨습니다.
“예전에는 힘들어도 버틸 만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매출이 나와도 남는 게 없어요.”
잠시 말을 멈추셨습니다.
“직원 월급 주고, 임대료 내고, 세금 내고 나면 제가 가져가는 돈이 거의 없습니다.”
저는 조용히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렇다고 당장 접자니 직원들도 걱정이고, 10년 동안 만든 것도 아깝고요.”
그리고 한마디를 덧붙였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실패했다는 생각이 들까 봐 그게 제일 두렵습니다.”
그 말에서 저는 이분이 단순히 사업의 존폐를 묻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사업을 접는 것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10년의 인생을 실패로 인정하는 것이 두려운 것입니다.
“사업이 안 되는 걸까요, 운이 안 좋은 걸까요?”
사주를 펼쳐놓기 전에 저는 먼저 사업의 현실적인 상황을 여쭤보았습니다.
“지금 사업 자체가 안 되는 겁니까, 아니면 수익성이 떨어진 겁니까?”
그분은 잠시 생각하시더니 대답했습니다.
“매출은 있습니다.”
“그러면 손님이 완전히 끊긴 건 아니군요.”
“네. 그런데 비용이 너무 많이 올라갔어요.”
“사업을 계속하면 빚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습니까?”
“그건 아닙니다. 아직 버틸 수는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당장 망하는 상황은 아니군요.”
“네.”
저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이런 상담에서는 사주를 보기 전에 현실을 먼저 봐야 합니다.
사업이 어렵다고 해서 모든 것을 운의 문제로 돌릴 수는 없습니다.
매출이 감소한 것인지,
비용이 증가한 것인지,
업종 자체가 변한 것인지,
경쟁자가 늘어난 것인지,
사업주의 체력이 떨어진 것인지.
이것을 구분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위에 사주를 참고자료로 놓아보는 것입니다.
사주를 펼쳐보니
그분의 사주를 살펴보면서 저는 한동안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10년 동안 사업을 해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사주를 보니, 사업을 시작하고 확장해온 과정이 어느 정도 이해되었습니다.
사업적인 추진력과 독립성이 강한 편이었습니다.
누군가 밑에서 지시를 받으며 움직이는 것보다 자신이 결정하고 책임지는 쪽이 맞는 성향이었습니다.
그래서 사업을 시작한 것도 우연이라고만 보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분에게 물었습니다.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주변에서 말렸습니까?”
“많이 말렸죠.”
“그런데 시작하셨네요.”
“네.”
웃으면서 말씀하셨습니다.
“제가 원래 남들이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어 하는 성격입니다.”
저도 웃었습니다.
그런데 그 성향이 사업 초창기에는 큰 장점이었습니다.
남들이 어렵다고 할 때도 밀고 나가는 힘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같은 장점이 시간이 지나면서 단점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제가 고집이 센 건 맞습니다.”
제가 말씀드렸습니다.
“사업을 하면서 쉽게 포기하지 않는 편이시죠?”
“네.”
“직원들이 그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까?”
“많이 합니다.”
“어떻게요?”
“대표님은 끝까지 가는 사람이라고요.”
저는 그 말을 듣고 다시 사주를 살펴보았습니다.
사업가에게 끈기는 굉장히 중요한 자질입니다.
하지만 사업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그만두어야 할 때 그만두는 것입니다.
계속 버티는 것이 항상 용기는 아닙니다.
때로는 방향을 바꾸는 것이 더 큰 용기일 수 있습니다.
“10년을 했는데 어떻게 접습니까?”
그분이 갑자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선생님, 제가 이걸 10년 했습니다.”
“네.”
“10년을 했는데 이제 와서 접으면 제가 뭘 한 겁니까?”
저는 잠시 기다렸다가 물었습니다.
“그럼 반대로 생각해보겠습니다.”
“네.”
“10년을 더 했는데 지금과 똑같다면 어떻겠습니까?”
그분의 표정이 굳었습니다.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그건…”
쉽게 대답하지 못하셨습니다.
제가 다시 말씀드렸습니다.
“10년을 했다는 사실이 앞으로 10년을 더 해야 한다는 이유가 될 수는 없습니다.”
이것은 사업뿐만 아니라 인생에서도 자주 나타나는 문제입니다.
우리는 이미 투자한 시간과 돈이 아까워서 계속 붙잡습니다.
‘여기까지 왔는데.’
‘조금만 더 하면 되겠지.’
‘10년이나 했는데 지금 그만두면 아깝잖아.’
하지만 과거에 투자한 시간은 이미 지나간 시간입니다.
앞으로의 선택은 앞으로 무엇이 가장 좋은가를 기준으로 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정말 사업을 접어야 할까?
여기서 중요한 부분이 있습니다.
사주를 보고 제가 바로
“접으십시오.”
라고 말씀드리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반대로 이야기했습니다.
“저는 지금 당장 완전히 접는 결정을 하는 것보다 사업의 형태를 바꾸는 것을 먼저 생각해보셨으면 합니다.”
그분이 물었습니다.
“형태를 바꾼다는 게 무슨 뜻인가요?”
현재 사업의 규모를 줄이는 방법,
수익성이 낮은 부분을 정리하는 방법,
직접 운영하는 방식에서 관리하는 방식으로 바꾸는 방법,
사업장을 줄이는 방법,
새로운 수익 구조를 만드는 방법.
사업을 계속하느냐, 접느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축소’라는 선택도 있습니다.
그리고 때로는 축소가 실패가 아니라 생존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사주에서 보이는 ‘전환의 시기’
사주에서는 대운과 세운의 흐름을 통해 인생의 변화 시기를 살펴봅니다.
그분의 경우에도 이전과 앞으로의 흐름이 같은 방식으로 이어진다고 보기 어려운 시점이었습니다.
특히 지금까지 해왔던 방식을 그대로 밀어붙이는 것보다는 구조를 바꾸고 방향을 조정하는 것이 중요한 시기로 읽혔습니다.
저는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지금은 ‘사업을 계속할 것인가’보다 ‘어떤 방식으로 사업을 계속할 것인가’를 고민하시는 게 더 맞아 보입니다.”
그분이 되물었습니다.
“그러면 사업을 접을 운은 아닌가요?”
저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사주로 사업의 폐업 여부를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지금까지와 똑같은 방식으로 계속 가는 것은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것이 제가 사주상담을 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사주는 선택을 대신해주는 것이 아닙니다.
선택의 시점에서 내가 무엇을 더 주의 깊게 봐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해주는 도구에 가깝습니다.
“그럼 제가 제일 먼저 무엇을 해야 할까요?”
그분이 물었습니다.
저는 아주 현실적인 이야기를 했습니다.
“첫 번째는 숫자부터 보셔야 합니다.”
“숫자요?”
“네. 감정 말고 숫자입니다.”
10년 동안 사업을 해온 사람일수록 자신의 사업에 대한 애착이 큽니다.
그래서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 가게는 내가 10년 동안 키운 곳이다.’
‘손님들이 나를 믿고 온다.’
‘직원들도 나를 믿고 있다.’
이런 감정이 판단에 영향을 줍니다.
그래서 저는 매출보다 실제 순이익과 현금흐름을 다시 확인해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사업의 각 부분을 나누어 보라고 했습니다.
어떤 부분은 돈을 벌어주고,
어떤 부분은 매출은 크지만 실제 이익은 적고,
어떤 부분은 오히려 손실을 만들고 있을 수 있습니다.
전체 사업을 한꺼번에 ‘된다, 안 된다’로 판단하지 말고 부분별로 살펴보는 것입니다.
세 달 후, 다시 찾아오셨습니다
약 세 달 뒤 그분이 다시 상담실에 오셨습니다.
첫 상담 때와 표정이 달라져 있었습니다.
“선생님, 사업을 접지는 않았습니다.”
“네.”
“대신 매장 하나를 정리했습니다.”
“잘하셨습니다.”
“처음에는 정말 마음이 아팠어요.”
그러면서 웃었습니다.
“그런데 정리하고 나니까 이상하게 숨통이 트이더라고요.”
무엇이 달라졌는지 물었습니다.
“직원 관리도 줄고, 고정비도 줄고, 제가 직접 챙길 수 있는 부분이 많아졌어요.”
그리고 뜻밖의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매장은 줄었는데 오히려 제 수입은 크게 줄지 않았습니다.”
왜 그런지 살펴보니 수익성이 낮았던 매장을 정리하고 핵심 사업에 집중하면서 전체적인 효율이 좋아진 것이었습니다.
그분은 한참 웃다가 말씀하셨습니다.
“선생님, 제가 10년 동안 매장을 늘리는 게 성공인 줄 알았어요.”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보니까 많이 하는 것보다 잘 남기는 게 중요하더라고요.”
사업가에게 가장 어려운 것은 ‘포기’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그분과 상담하면서 저 역시 생각하게 된 부분이 있습니다.
사업을 하는 사람에게 가장 어려운 것은 시작이 아닙니다.
자신이 성공했던 방식을 내려놓는 것일 때가 많습니다.
처음 사업을 시작했을 때 잘됐던 방식이 있습니다.
그 방식으로 돈을 벌었고,
그 방식으로 직원을 늘렸고,
그 방식으로 매장을 확장했습니다.
그러니 어려워졌을 때도 자연스럽게 그 방식을 더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세상이 변하면 전략도 바뀌어야 합니다.
예전에는 매장을 늘리는 것이 정답이었다면,
지금은 하나를 제대로 관리하는 것이 정답일 수도 있습니다.
예전에는 직원 수가 많아야 성공이라고 생각했다면,
지금은 적은 인원으로 효율을 높이는 것이 성공일 수도 있습니다.
사업은 과거의 성공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에 맞춰 성공의 방식을 바꾸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선생님, 그래도 아직 불안합니다.”
마지막 상담에서 그분이 말씀하셨습니다.
“정리를 하긴 했는데요. 그래도 앞으로가 불안합니다.”
저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사업을 하는 사람에게 불안은 완전히 없어지지 않습니다.
사주를 아무리 잘 본다고 해도 미래를 100% 확정할 수는 없습니다.
사업에는 시장의 변화도 있고,
사람의 변화도 있고,
경제 상황도 있고,
예상하지 못한 사건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불안하지 않은 사람이 사업을 잘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분이 저를 바라보았습니다.
“불안하더라도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이 오래가는 겁니다.”
불안을 없애는 것보다
불안한 상태에서도 숫자를 보고,
현실을 보고,
필요하면 방향을 바꾸는 힘이 중요합니다.
사주상담에서 ‘사업운’을 볼 때
사업을 하시는 분들이 사주를 보러 오시면
“사업운이 있습니까?”
라고 많이 물으십니다.
하지만 저는 사업운 하나만 보지는 않습니다.
사업을 시작할 추진력이 있는지,
재물을 관리하는 방식은 어떤지,
사람을 쓰는 방식은 어떤지,
변화에 대응하는 성향은 어떤지,
확장과 축소 중 어느 쪽에 강한지,
그리고 무엇보다 현재 운의 흐름에서 어떤 선택이 필요한지를 함께 살펴봅니다.
사업가에게 좋은 운이라는 것이 반드시
“사업을 크게 확장하는 운”
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어떤 시기에는 확장이 필요하고,
어떤 시기에는 내실을 다져야 하며,
어떤 시기에는 과감하게 정리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사업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라 “지금 어떤 방식으로 사업해야 하느냐”입니다.
10년의 사업은 실패가 아니었습니다
상담을 마치면서 그분에게 마지막으로 말씀드렸습니다.
“대표님.”
“네.”
“매장 하나를 정리했다고 해서 10년의 사업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분이 조용히 저를 바라보았습니다.
“10년 동안 사람을 만났고, 고객을 알게 되었고, 시장을 배웠고, 돈을 벌어보기도 했고, 잃어보기도 했습니다.”
“네.”
“그 경험은 앞으로 아무도 빼앗아갈 수 없습니다.”
사업을 접는 것과 실패하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닙니다.
때로는 실패를 막기 위해 접을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더 큰 기회를 위해 정리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때로는 사업을 접지 않고 사업의 일부를 접는 것으로 새로운 길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과거에 얼마나 많이 투자했느냐가 아니라,
앞으로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입니다.
상담실을 나서며 그분이 남긴 한마디
문을 나서기 직전 그분이 웃으면서 말씀하셨습니다.
“선생님, 처음 왔을 때는 사업을 접으면 제가 실패자가 되는 줄 알았습니다.”
“지금은요?”
“이제는 사업을 줄이는 것도 경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웃었습니다.
“그게 오늘 상담에서 가장 중요한 답을 찾으신 것 같습니다.”
사주가 사업을 대신해줄 수는 없습니다.
어떤 사업이 반드시 성공한다고 보장해줄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때로는 사주를 통해 자신의 성향과 현재의 흐름을 돌아보고,
‘내가 지금까지 잘해왔던 방식이 앞으로도 정말 맞는가?’
라는 질문을 던져볼 수 있습니다.
10년을 해온 사업을 접을 것인가.
계속할 것인가.
줄일 것인가.
방향을 바꿀 것인가.
정답은 사주 한 장에 적혀 있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10년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앞으로의 10년까지 똑같이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사업에서도 인생에서도 때로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무언가를 내려놓아야 할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내려놓음은 실패가 아니라,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한 선택일 수도 있습니다.
그날 상담실을 나선 그분은 사업을 완전히 접지 않았습니다.
대신 필요 없는 것을 하나 내려놓았습니다.
그리고 그제야 자신이 정말 지키고 싶었던 사업이 무엇인지 보이기 시작했다고 했습니다.
어쩌면 사업가에게 가장 중요한 능력은 끝까지 버티는 힘만이 아니라,
언제 버티고, 언제 바꾸고, 언제 내려놓아야 하는지를 판단하는 힘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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