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는 왜 공부를 싫어할까요?


 

우리 아이는 왜 공부를 싫어할까요? 초등학교 5학년 아들의 사주를 보니...

“선생님, 우리 아이는 머리가 나쁜 아이가 아닌데요. 왜 이렇게 공부를 싫어할까요?”

상담실에 들어오신 어머니가 자리에 앉자마자 하신 첫마디였습니다.

표정에는 답답함과 걱정이 함께 묻어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 아들이었습니다.

학교 성적이 아주 나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집에서 책상 앞에 앉히는 것부터가 전쟁이라고 하셨습니다.

“숙제했니?”

“조금 있다가 할게.”

“조금 있다가가 언제인데?”

“알았어. 한다고!”

이런 대화가 거의 매일 반복된다고 했습니다.

어머니는 한숨을 쉬며 말씀하셨습니다.

“제가 욕심을 부리는 것도 아니에요. 반에서 1등을 하라는 것도 아니고요. 자기 할 것만 제대로 했으면 좋겠어요.”

그러면서 잠시 말을 멈추셨습니다.

“그런데 제가 자꾸 화를 내게 됩니다.”

저는 어머니께 아이의 사주를 보기 전에 한 가지를 먼저 여쭈었습니다.

“어머님께서는 아이가 공부를 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크신가요, 아니면 아이가 앞으로 자기 일을 잘 찾아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더 크신가요?”

어머니가 잠시 생각하시더니 말씀하셨습니다.

“둘 다죠. 그런데 사실은… 아이가 나중에 고생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바로 그 말이었습니다.

부모가 자녀에게 공부를 시키는 이유는 대부분 공부 그 자체가 아닙니다.

좋은 직업을 가졌으면 좋겠고, 경제적으로 안정되었으면 좋겠고, 세상을 살아가면서 무시당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무엇보다 부모가 곁에 없을 때도 스스로 살아갈 힘을 갖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그러니 아이가 공부하지 않는 모습을 보면 단순히 ‘공부를 안 한다’고 보이지 않습니다.

부모에게는 ‘내 아이가 앞으로 힘들어질지도 모른다’는 불안으로 다가옵니다.

이 어머니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사주를 펼쳐보니

아이의 사주를 차분하게 살펴보았습니다.

먼저 저는 어머니께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어머님, 이 아이를 공부를 싫어하는 아이로만 보시면 안 됩니다.”

어머니가 저를 바라보셨습니다.

“왜요?”

“공부를 싫어한다기보다, 자기 방식이 강한 아이에 가깝습니다.”

어머니가 고개를 갸웃하셨습니다.

“자기 방식이 강하다고요?”

“네. 누가 시키는 대로 하는 것보다 본인이 납득해야 움직이는 성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어른 입장에서는 ‘말을 안 듣는다’고 느끼기 쉽습니다.”

그러자 어머니가 바로 말씀하셨습니다.

“맞아요. 정말 그래요.”

그리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나 해주셨습니다.

며칠 전 숙제를 하라고 했더니 아이가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엄마, 이걸 왜 해야 하는데?”

“학교에서 하라고 했으니까 해야지.”

“그럼 학교에서는 왜 하라고 했는데?”

“그걸 네가 왜 따져!”

결국 두 사람의 대화는 싸움으로 끝났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이의 입장에서는 단순히 반항한 것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자신이 이해되지 않는 것을 무조건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입니다.

이런 아이에게 부모가

“그냥 해.”

“다른 애들도 다 하는데 왜 너만 그래?”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

라고 말하면 어떻게 될까요?

아이에게는 공부가 점점 ‘배우는 일’이 아니라 ‘엄마와 싸우는 일’​이 되어버릴 수 있습니다.




“그럼 공부를 시키지 말라는 말씀이신가요?”

어머니가 조심스럽게 물으셨습니다.

“아니요. 공부를 시키지 말라는 뜻은 아닙니다.”

저는 웃으며 말씀드렸습니다.

“오히려 공부 습관은 잡아줘야 합니다. 다만 이 아이에게 맞는 방법으로 해야 합니다.”

사주를 상담하면서 가장 조심해야 할 부분이 바로 이것입니다.

사주에 어떤 기질이 있다고 해서

‘이 아이는 공부를 못한다.’

‘이 아이는 공부를 잘한다.’

이렇게 단순하게 결론을 내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아이마다 공부하는 방식이 다르고, 집중하는 방식도 다릅니다.

어떤 아이는 조용한 환경에서 혼자 공부해야 집중이 잘되고, 어떤 아이는 누군가 설명해주어야 이해가 빠릅니다.

어떤 아이는 반복 암기에 강하고, 어떤 아이는 원리를 이해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갑니다.

이 아이의 경우에는 자신이 이해하고 납득하는 과정이 중요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어머니께 질문하는 방식을 바꿔보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오늘 수학 몇 장 풀었어?”

대신

“오늘 수학에서 뭐가 제일 재미있었어?”

라고 물어보는 것입니다.

“숙제 다 했어?”

대신

“오늘 숙제 중에서 제일 하기 싫었던 게 뭐였어?”

라고 물어보는 것입니다.

아주 작은 차이처럼 보이지만 아이가 받아들이는 느낌은 상당히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주를 보면서 한 가지 더 눈에 들어왔습니다

아이의 사주에서 제가 중요하게 본 부분은 단순한 학습능력이 아니었습니다.

자기주도성이었습니다.

이런 아이들은 어린 시절에는 부모에게 상당히 힘든 아이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말을 잘 듣는 아이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장점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를 발견하면 놀라울 정도로 집중할 수 있습니다.

누가 시켜서 하는 일에는 흥미를 잃으면서도, 본인이 관심을 가진 분야에는 몇 시간씩 빠져들 수 있습니다.

어머니에게 물었습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게 뭐가 있나요?”

“게임을 좋아해요.”

어머니의 표정이 살짝 굳었습니다.

“게임만 좋아해서 그것도 걱정이에요.”

저는 다시 물었습니다.

“게임 말고요. 아이가 어떤 것을 할 때 시간 가는 줄 모르나요?”

잠시 생각하시던 어머니가 말씀하셨습니다.

“레고요.”

“레고를 좋아합니까?”

“네. 엄청 좋아해요. 한 번 만들기 시작하면 밥 먹으라고 해도 안 와요.”

“혼자서도요?”

“네. 설명서 보고 만들기도 하고, 자기 마음대로 바꾸기도 해요.”

바로 그 이야기가 중요했습니다.

공부할 때는 20분도 못 앉아 있는 아이가 레고를 만들 때는 두 시간도 앉아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아이에게 정말 집중력이 없는 것일까요?

저는 그렇게 보지 않았습니다.

집중력이 없는 것이 아니라 관심이 없는 것에 집중하는 힘이 약한 것일 수 있습니다.

이 차이는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럼 우리 아이는 공부를 못하는 아이가 아닌가요?”

어머니가 다시 물으셨습니다.

저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공부를 잘할 가능성과 현재 공부를 좋아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사주상담을 하다 보면 부모님들이 가장 많이 하는 착각 중 하나가 있습니다.

아이의 현재 성적을 아이의 미래 능력으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공부를 잘한다고 해서 반드시 평생 공부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지금 성적이 기대보다 낮다고 해서 나중에도 그렇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특히 어린 시절에는 어떤 방식으로 배우느냐가 중요합니다.

이 아이는 강제로 끌고 가는 방식보다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공간을 조금 주는 것이 필요해 보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어머니께 아주 구체적인 방법을 하나 제안했습니다.

“앞으로 한 달만 이렇게 해보세요.”

“어떻게요?”

“하루에 공부할 양은 정해주시되, 순서는 아이가 선택하게 해보세요.”

예를 들어

“수학 먼저 할래, 영어 먼저 할래?”

라고 물어보는 것입니다.

공부를 할지 말지를 아이에게 선택하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공부는 해야 하지만, 어떻게 할지는 선택하게 하는 것입니다.

이 차이가 중요합니다.




한 달 뒤 어머니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상담 후 한 달 정도가 지났을 때였습니다.

어머니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선생님, 신기한 일이 생겼어요.”

무슨 일이냐고 여쭈었습니다.

“아이가 먼저 책상에 앉는 날이 생겼어요.”

“정말요?”

“매일은 아니에요. 그런데 예전에는 제가 몇 번씩 말해야 했는데, 요즘은 자기가 먼저 숙제를 꺼내는 날이 있어요.”

물론 이것만으로 아이의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닙니다.

여전히 공부하기 싫은 날도 있고, 게임을 더 하고 싶은 날도 있습니다.

하지만 부모와 아이 사이에서 끊임없이 반복되던 ‘공부하라’와 ‘싫다’의 전쟁이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했다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그리고 어머니가 마지막에 하신 말씀이 기억에 남습니다.

“선생님, 제가 아이를 너무 공부라는 틀로만 봤던 것 같아요.”

저는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어머님께서 잘못하신 것이 아닙니다. 아이를 사랑하니까 걱정하신 것이죠. 다만 아이에게 필요한 사랑의 표현 방법이 조금 달랐던 것 같습니다.”




사주에서 보는 아이의 공부, 성적만 보면 안 됩니다

아이의 사주를 볼 때 저는 공부를 단순히 ‘공부운이 있다, 없다’로 판단하지 않습니다.

아이의 성향, 집중 방식, 부모와의 관계, 자기표현 방식, 관심 분야 등을 함께 살펴보아야 합니다.

특히 어린아이일수록 사주는 미래를 단정하는 도구가 아니라 아이를 이해하는 하나의 참고자료로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너는 공부를 못하는 사주야.”

이런 말을 아이에게 해서는 안 됩니다.

반대로

“너는 공부를 잘하는 사주니까 무조건 좋은 대학에 가야 해.”

라고 말하는 것도 조심해야 합니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예언이 아니라 자신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부모가 아이에게 정말 물어봐야 하는 질문

상담을 마무리하면서 어머니께 몇 가지 질문을 드렸습니다.

“아이에게 오늘 몇 점 받았는지 묻기 전에 오늘 무엇이 재미있었는지를 물어보세요.”

“친구와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물어보세요.”

“그리고 아이가 무엇을 잘했는지보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관찰해보세요.”

아이의 미래는 성적표 한 장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어린 시절에는 부모가 아이를 얼마나 자세히 관찰해주느냐가 중요할 수 있습니다.

공부를 잘하는 아이로 만드는 것보다,

자기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고, 무엇을 잘하는지 알고, 실패해도 다시 시도할 수 있는 아이로 키우는 것.

그것이 더 긴 인생에서는 중요한 힘이 될 수 있습니다.




상담을 마치며

그날 상담실을 나가면서 어머니가 마지막으로 말씀하셨습니다.

“선생님, 오늘부터는 아이가 공부를 안 한다고 화부터 내지 않으려고요.”

그러고는 웃으면서 한마디를 덧붙였습니다.

“그런데 숙제는 그래도 해야죠?”

저도 웃었습니다.

“물론이지요. 숙제는 해야 합니다.”

사주가 아이의 숙제를 대신해주는 것은 아닙니다.

사주가 공부를 대신해주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아이를 바라보는 부모의 시선을 조금 바꿔줄 수는 있습니다.

‘왜 얘는 이것밖에 못하지?’

에서

‘이 아이는 어떤 방식으로 해야 자신의 힘을 발휘할까?’

로 바뀌는 순간입니다.

저는 사주상담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의 운명을 대신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가진 가능성을 조금 더 잘 이해하도록 도와주는 것.

특히 자녀 상담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아이에게는 아직 수많은 시간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초등학교 5학년의 성적표가 그 아이의 인생 성적표가 될 수는 없습니다.

오늘 공부를 싫어한다고 해서 평생 공부를 싫어하는 사람도 아닙니다.

지금 부모의 말을 잘 듣지 않는다고 해서 나쁜 아이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어쩌면 부모가 보기에는 단점처럼 보였던 고집과 자기주도성이 훗날에는 그 아이를 자기 길로 이끄는 힘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자녀 사주를 볼 때마다 부모님께 이런 말씀을 드립니다.

“아이를 바꾸려고 하기 전에, 아이를 먼저 이해해 보세요.”

사주는 그 이해의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36xNzER1z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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