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남성, 명예퇴직을 앞두고 불안합니다”

 

“50대 남성, 명예퇴직을 앞두고 불안합니다”

평생 직장만 바라보고 살아온 남자에게 찾아온 인생의 전환점

“선생님, 저… 회사를 그만두면 뭘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상담실 문이 열리고 50대 중반으로 보이는 남성분이 들어오셨습니다.

말투는 차분했습니다.

옷차림도 단정했고, 질문에 대답하는 모습도 침착했습니다.

그런데 사주를 펼쳐놓기 전부터 느껴지는 것이 있었습니다.

많이 지쳐 있는 사람의 표정이었습니다.

자리에 앉자마자 그는 한숨을 길게 내쉬었습니다.

“다음 달이면 명예퇴직 대상자가 됩니다.”

“아직 결정된 것은 아닙니까?”

“사실상 결정됐다고 봐야죠.”

그는 씁쓸하게 웃었습니다.

“저보다 어린 사람들이 팀장이 되고, 임원이 되고… 이제 회사에서도 제 자리가 점점 없어지는 것 같습니다.”

잠시 침묵이 흘렀습니다.

그리고 그가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저, 퇴직해도 괜찮을까요?”




“저는 회사를 그만두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사주를 보기 전에 먼저 물었습니다.

“퇴직이 가장 두려우십니까?”

그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돈도 걱정이죠.”

“그렇죠.”

“그런데 그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가 한참 생각하더니 말했습니다.

“30년 가까이 회사를 다녔거든요.”

“네.”

“아침에 출근해서 일하고, 회의하고, 직원들 관리하고, 거래처 만나고… 그렇게 살았습니다.”

그는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출근할 곳이 없어지면…”

말끝이 흐려졌습니다.

“내가 누구인지 모르겠는 겁니다.”

저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50대에 퇴직을 앞둔 분들이 흔히 겪는 고민 중 하나입니다.

직장을 잃는 것보다 ‘내 역할을 잃는 것’이 더 두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아내에게는 아직 아무 말도 못 했습니다.”

“가족들은 알고 계십니까?”

“아내는 압니다.”

“어떤 반응이던가요?”

“괜찮다고 하죠.”

그는 다시 웃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압니다. 아내도 걱정하고 있어요.”

자녀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아직 대학에 다니는 자녀가 있었고,

결혼을 준비하는 자녀도 있었습니다.

집에는 대출도 조금 남아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지금 퇴직하면…”

그는 계산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 학비도 있고, 생활비도 있고, 보험료도 있고…”

머릿속에 숫자가 가득한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제가 돈을 벌어야 하는데…”

그 순간 그의 목소리가 조금 떨렸습니다.




사주를 펼쳐놓고 제가 가장 먼저 본 것은 ‘불안’이 아니었습니다

사주를 살펴보면서 저는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책임감이 굉장히 강한 편입니다.”

그가 바로 대답했습니다.

“맞습니다.”

“특히 가족이나 조직에서 자신이 맡은 역할을 쉽게 내려놓지 못하는 성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회사에서도 일을 많이 했습니다.”

“일이 많아서 힘들었던 것이 아니라…”

그가 저를 바라보았습니다.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하셨던 것 아닙니까?”

잠시 침묵.

“네.”

그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제가 안 하면 일이 안 돌아갈 것 같았습니다.”

30년 가까운 직장생활 동안

그는 항상 책임지는 사람이었습니다.

후배가 실수하면 대신 수습했고,

거래처에서 문제가 생기면 직접 나섰고,

부서에서 일이 꼬이면

밤늦게까지 남아서 해결했습니다.

“그래서 집에 늦게 들어가는 날이 많았습니다.”

“가족에게 미안하지 않으셨습니까?”

“미안했죠.”

그런데도 일을 놓을 수 없었다고 합니다.

“회사에서 인정받아야 가족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바로 그것이

그의 삶을 오랫동안 움직여온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회사가 그에게 “그만 내려놓으라”고 합니다

문제는

그가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아직도 자신을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명함이 사라지고,

직함이 사라지고,

출근할 곳이 사라지면

자신도 함께 사라질 것 같았습니다.

저는 그에게 말했습니다.

“퇴직은 선생님의 인생이 끝나는 시점이 아닙니다.”

“하지만 회사가 제 인생의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새로운 역할을 준비해야 합니다.”




“사업을 해볼까 생각도 했습니다.”

그가 말을 꺼냈습니다.

“퇴직금으로 작은 사업을 해볼까 싶기도 하고…”

“어떤 사업입니까?”

“아는 사람이 식당을 해보라고 하더군요.”

“식당을 좋아하십니까?”

“아니요.”

저는 웃었습니다.

“그런데 왜 식당입니까?”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아서요.”

바로 이 부분에서

저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퇴직이 두려울 때 가장 위험한 선택 중 하나는 ‘불안해서 급하게 시작하는 것’입니다.




사주가 좋다고 무조건 사업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명리학 상담을 하다 보면

“사업운이 있습니까?”

라는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하지만 사업운이 있다고 해서

어떤 사업이든 잘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그 사람의 성향과 경험,

자금 규모,

생활환경,

운의 흐름 등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이분의 경우

완전히 새로운 업종에 뛰어드는 것보다

지금까지 쌓아온 경험을 활용하는 방식이 더 적합해 보였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습니까?”

그가 물었습니다.

“30년 동안 무엇을 하셨습니까?”

“영업관리 쪽입니다.”

“거래처 관리도 하셨습니까?”

“네.”

“직원 교육도요?”

“많이 했습니다.”

“후배들이 선생님에게 조언을 구합니까?”

그는 잠시 웃었습니다.

“퇴직한다고 하니까 후배들이 오히려 저한테 많이 물어봐요.”

“바로 그것입니다.”

“뭐가요?”

“선생님께는 이미 30년의 경험이라는 자산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퇴직하면서 자신이 가진 것을 잃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가지고 있는 것이 많습니다.

30년간 쌓은 업무 경험,

사람을 보는 눈,

거래처와의 관계,

조직을 관리하는 능력,

후배를 가르친 경험,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하는 능력.

이것들은

회사 명함에 적혀 있던 것이 아닙니다.

그 사람 안에 쌓여 있는 자산입니다.


“그런데 그런 걸로 돈을 벌 수 있을까요?”

“당장 큰돈을 벌려고 하지 마십시오.”

그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그럼요?”

“퇴직 후 첫 번째 목표를 ‘많이 버는 것’으로 잡지 마세요.”

“그러면 무엇을 목표로 해야 합니까?”

저는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내가 아직 사회에서 필요한 사람이라는 것을 확인하는 것.”

그것이 먼저입니다.


퇴직 후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수입’보다 ‘역할’일 수 있습니다

직장에서는

누군가가 나에게 일을 줍니다.

“이것을 처리해주세요.”

“회의에 참석해주세요.”

“이 프로젝트를 맡아주세요.”

그런데 퇴직하는 순간

아무도 나에게 일을 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나는 이제 아무 쓸모가 없는 사람인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럴 때는

작은 일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후배를 대상으로 업무 교육을 해도 좋고,

관련 업계의 자문이나 컨설팅을 배워도 좋고,

자신의 경험을 글이나 강의로 정리해도 좋습니다.


“저도 강의를 할 수 있을까요?”

“왜 못 하십니까?”

그는 웃었습니다.

“저는 말재주가 별로 없는데요.”

“30년 동안 직원들을 관리하셨다면서요.”

“그건 회사에서 하니까…”

“그 경험을 정리하면 됩니다.”

사람은 자신이 오랫동안 해온 일을

너무 평범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그것이 배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질문을 더 드렸습니다

“퇴직하면 가장 하고 싶은 것은 무엇입니까?”

그는 바로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글쎄요.”

“여행도 좋고, 운동도 좋고, 공부도 좋습니다.”

“…”

“돈과 관계없는 일을 하나만 생각해보세요.”

한참 뒤

그가 말했습니다.

“아내하고 여행을 가고 싶습니다.”

“어디로요?”

“제주도부터요.”

그는 웃었습니다.

“결혼하고 한 번도 둘이 길게 여행을 못 갔습니다.”


그 순간 저는 이분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그는 그동안

돈을 벌기 위해 살았습니다.

가족을 책임지기 위해 살았습니다.

회사에서 인정받기 위해 살았습니다.

그런데 정작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명예퇴직은

그에게 위기이면서 동시에

처음으로 자기 삶을 다시 생각해볼 기회가 될 수도 있었습니다.


“퇴직하면 아침에 일어나서 뭘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연습하면 됩니다.”

“어떻게요?”

“퇴직 후의 하루를 미리 만들어보세요.”

예를 들어

아침에는 운동.

오전에는 지금까지의 경력을 정리하고,

오후에는 새로운 공부나 일을 준비하고,

저녁에는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것입니다.

그리고 일주일에 한두 번은

사람을 만나야 합니다.

퇴직 후 가장 조심해야 하는 것은

집 안에만 머무는 생활입니다.

사람과의 관계가 끊어지면

마음도 쉽게 위축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살면 제가 너무 한가하지 않을까요?”

“처음에는 한가하게 느껴질 겁니다.”

“그렇겠죠.”

“하지만 그동안 너무 바쁘게 살았기 때문에 생기는 착각일 수도 있습니다.”

그는 웃었습니다.

“제가 쉬는 걸 잘 못합니다.”

“그것도 연습해야 합니다.”

퇴직 후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죄책감 없이 받아들이는 것도 필요합니다.


그리고 사주에서 보이는 흐름도 함께 살펴보았습니다

운의 변화는

정확한 미래를 단정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선택을 돌아보는 하나의 참고자료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분의 경우에는

기존의 조직에만 매달리기보다

자신이 쌓아온 경험을 다른 형태로 활용하는 방향을 고민해볼 만한 시기였습니다.

특히 완전히 새로운 분야에

큰돈을 투자하기보다는

작게 시작해 경험을 쌓고,

가능성을 확인한 뒤

범위를 넓혀가는 방식이 좋겠습니다.


“그러면 당장 사업자부터 내지는 말아야겠네요.”

“네.”

그가 웃었습니다.

“먼저 해보십시오.”

“무엇을요?”

“선생님이 30년 동안 해온 일을 다른 사람에게 설명해보세요.”

“강의처럼요?”

“네.”

“그것부터 해보겠습니다.”

그는 상담실에서

메모를 한참 했습니다.


한 달 뒤 다시 만난 그는 조금 달라져 있었습니다

“선생님, 저 요즘 바쁩니다.”

“퇴직도 아직 안 하셨는데요?”

“퇴직 준비하느라 바빠요.”

그는 웃으며 말했습니다.

“예전 업무를 정리하면서 제가 했던 프로젝트들을 하나씩 적어봤습니다.”

“많이 나오던가요?”

“생각보다 많더라고요.”

그동안 자신이 해온 일을

한 번도 제대로 정리해본 적이 없었다고 합니다.


후배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알려주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뜻밖의 일이 생겼습니다.

후배 몇 명이

퇴직 전에 자신에게 업무를 배우고 싶다고 했습니다.

“선배님, 이것 좀 알려주세요.”

“이런 상황에서는 어떻게 하셨어요?”

그는 후배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설명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깨달았습니다.

‘내가 아직 할 수 있는 일이 있구나.’

그것이 무엇보다 중요했습니다.


“퇴직이 조금 덜 무서워졌습니다.”

그가 말했습니다.

“아직 불안하지 않습니까?”

“불안하죠.”

“그런데 전에는 퇴직하면 끝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지금은요?”

“퇴직하면 다른 방식으로 일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웃으며 덧붙였습니다.

“그리고 아내랑 여행도 가고요.”


명예퇴직은 ‘쓸모없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50대의 퇴직을 상담하다 보면

많은 분들이

‘이제 나이가 많아서 누가 나를 써주겠어.’

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경험이 필요한 분야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를 다시 정의하는 것입니다.

회사에서 팀장이었던 사람이

퇴직 후에도 반드시 팀장이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관리자였던 사람이

반드시 관리자로만 일할 필요도 없습니다.

경험을 가르치는 사람이 될 수도 있고,

상담하고 조언하는 사람이 될 수도 있고,

작은 사업을 시작할 수도 있고,

전혀 다른 공부를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한 가지는 꼭 기억해야 합니다

퇴직 후에는

조급함을 경계해야 합니다.

퇴직금이 생겼다고

준비되지 않은 사업에 큰돈을 넣는 것.

친구가 좋다고 하니까

무조건 따라가는 것.

‘남들도 다 한다’는 이유로

투자나 사업을 시작하는 것.

이런 선택은 신중해야 합니다.

사주상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운이 좋다는 말을 듣고

현실적인 준비 없이 큰 결정을 내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사주는 방향을 생각하는 참고자료일 뿐,

최종적인 선택과 책임은

현실의 준비와 판단에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선생님, 저는 이제 무엇을 준비하면 될까요?”

마지막 상담에서

그가 물었습니다.

저는 세 가지를 말씀드렸습니다.

첫째,

지금까지의 경력을 정리하십시오.

무엇을 잘했는지,

어떤 문제를 해결해왔는지,

어떤 경험을 가지고 있는지 적어보십시오.

둘째,

작게 시작하십시오.

퇴직하자마자 큰돈을 투자하지 말고

자신의 경험을 활용할 수 있는 일을

작게 시험해보십시오.

셋째,

일이 없는 시간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그동안 가족과 자신에게

미뤄두었던 시간을 돌려주는 것도

퇴직 후 삶의 중요한 부분입니다.


상담을 마치며

상담실 문 앞에서

그분이 잠시 돌아섰습니다.

“선생님.”

“네.”

“저 사실 처음에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말했습니다.

“퇴직하면 제 인생이 끝나는 줄 알았습니다.”

저는 아무 말 없이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까…”

그가 웃었습니다.

“회사에서 제 역할이 끝나는 거지, 제 인생이 끝나는 건 아니네요.”

바로 그것입니다.


50대의 퇴직은 끝이 아니라 ‘역할을 바꾸는 시기’일 수 있습니다

20대에는

무엇이든 시작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30대에는

경력을 쌓습니다.

40대에는

자신의 위치를 만들어갑니다.

그리고 50대가 되면

지금까지 쌓아온 것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생각해야 할 때가 옵니다.

그동안의 경험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다른 형태로 바꾸는 것입니다.

회사에서 얻은 지식은

누군가에게는 교육이 될 수 있습니다.

업무 경험은

누군가에게는 조언이 될 수 있습니다.

사람을 관리했던 경험은

새로운 조직을 만드는 힘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30년 동안 가족을 위해 살아왔다면

이제부터는

자신을 위한 시간도 조금씩 만들어야 합니다.


“퇴직 후 무엇을 해야 할까요?”

이 질문의 답은

사주 한 장만으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런 질문부터 시작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나는 무엇을 잘하는가?

나는 무엇을 할 때 즐거운가?

지금까지의 경험 중 무엇을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있는가?

내가 감당할 수 있는 경제적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그리고 마지막으로

앞으로 10년을 어떻게 살고 싶은가?

이 질문에 답을 찾다 보면

퇴직 후의 길도 조금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회사에서의 마지막 날이 인생의 마지막 날은 아닙니다.”

50대 남성에게

명예퇴직이라는 말은

때로는 차갑고 무겁게 들립니다.

하지만 조금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면

그것은

한 역할을 내려놓고

새로운 역할을 찾는 시점일 수도 있습니다.

30년 동안 회사에서

가족을 위해 열심히 살아온 사람이라면

이제는

자신의 경험을 위해서도 살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돈을 벌기 위한 일도 좋습니다.

하지만 돈만을 위한 일이 아니라

내가 살아 있다는 느낌을 주는 일도 찾아보십시오.

아내와 여행을 떠나도 좋고,

배우고 싶었던 것을 배워도 좋고,

오랫동안 미뤄둔 운동을 시작해도 좋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가진 경험을

다른 사람에게 나누어보십시오.

어쩌면 그곳에서

두 번째 직업이 시작될 수도 있습니다.

상담을 마치고 나가던 그분의 뒷모습은

처음 들어올 때보다 훨씬 가벼워 보였습니다.

명예퇴직이라는 현실은

그대로였습니다.

경제적인 걱정도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가 달라졌습니다.

처음에는

“회사에서 나가면 나는 무엇인가?”

라고 물었던 사람이

마지막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회사 밖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겠습니다.”

어쩌면

인생의 전환점이란

환경이 바뀌는 순간이 아니라

내가 나를 바라보는 방식이 바뀌는 순간인지도 모릅니다.

50대.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지금까지 살아온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제야 할 수 있는 일도 있습니다.

그러니 명예퇴직을 앞두고 계시다면

무조건 두려워하기보다

한번 자신에게 물어보셨으면 합니다.

“나는 지금까지 무엇을 쌓아왔는가?”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이 질문도 해보십시오.

“그 경험으로 앞으로 어떤 삶을 만들어갈 것인가?”

퇴직은 끝이 아닙니다.

30년의 직장생활을 마치고

이제 비로소

나를 위한 두 번째 인생의 문을 여는 순간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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