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과를 가야 할까요, 이과를 가야 할까요?”

 

“문과를 가야 할까요, 이과를 가야 할까요?”

― 진로를 앞둔 고2 학생, 사주를 펼쳐보니 엄마가 먼저 놀랐습니다

“선생님, 저 문과를 가야 할까요? 이과를 가야 할까요?”

상담실에 들어온 고등학교 2학년 남학생이 자리에 앉자마자 물었습니다.

옆에 앉은 어머니는 아무 말 없이 아들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아들은 말수가 많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질문만큼은 분명했습니다.

문과냐, 이과냐.

진로를 앞둔 고2 학생에게는 생각보다 무거운 질문입니다.

대학과 학과를 선택하는 문제뿐 아니라

‘앞으로 나는 어떤 일을 하며 살아갈 것인가?’

라는 질문과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이는 한쪽으로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수학은 잘하는 편이에요.”

어머니가 먼저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국어도 잘해요.”

“영어는 어떻습니까?”

“영어도 나쁘지 않아요.”

아이가 그때 처음 입을 열었습니다.

“저는 사회가 더 재미있어요.”

어머니가 바로 아들을 바라봤습니다.

“그런데 너 수학 좋아한다며?”

아들이 대답했습니다.

“수학도 싫지는 않아요.”

그러자 어머니가 한숨을 쉬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더 모르겠어요.”




“성적만 보면 이과인데, 아이 마음은 문과인 것 같아요.”

어머니의 고민은 분명했습니다.

“수학 성적이 꽤 좋아요.”

“어느 정도입니까?”

“반에서 상위권입니다.”

“과학은요?”

“과학도 잘하는 편이에요.”

그런데 아들은 사회 과목을 좋아한다고 했습니다.

특히 역사와 사회문화 같은 과목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신문 보는 것도 좋아하고요.”

“뉴스도 봅니까?”

“가끔 봐요.”

제가 아들에게 물었습니다.

“뉴스를 보면 어떤 부분이 재미있니?”

잠시 생각하더니 대답했습니다.

“사람들이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가 궁금해요.”

그 말을 들은 어머니가 조금 놀란 표정을 지었습니다.

저 역시 아이의 사주를 다시 한번 살펴보았습니다.




사주를 펼쳐보니 ‘문과냐 이과냐’보다 먼저 보이는 것이 있었습니다

아이의 사주를 살펴보면서 저는 바로 문과, 이과를 결정하지 않았습니다.

사주에서 어떤 기질이 강하게 나타나는지를 먼저 보았습니다.

“이 아이는 단순히 계산하고 답을 찾는 것만 좋아하는 아이는 아닙니다.”

“그렇군요.”

“문제의 구조를 분석하는 것도 좋아하지만, 그 안에 있는 사람이나 상황을 이해하려는 성향도 있습니다.”

아이가 고개를 들었습니다.

“맞는 것 같아요.”

“수학 문제를 풀 때는 답이 나오는 과정이 재미있고, 사회 문제를 볼 때는 왜 그런 일이 생겼는지 궁금하지?”

“네.”

어머니가 아들을 바라보았습니다.

“너 그런 이야기를 나한테 한 적은 없잖아.”

아들이 웃었습니다.

“엄마가 물어보지도 않았잖아.”

상담실 안에 잠시 웃음이 흘렀습니다.




“그러면 문과인가요, 이과인가요?”

어머니가 다시 물었습니다.

“그래서 선생님, 문과예요? 이과예요?”

이 질문은 상담에서 상당히 자주 나옵니다.

하지만 저는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이 아이를 문과 또는 이과 한쪽으로만 규정하는 것은 조금 아쉽습니다.”

어머니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왜요?”

“이 아이는 두 영역의 장점을 모두 활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요즘 진로는 예전처럼

문과 = 국어·영어·사회

이과 = 수학·과학

이라는 단순한 구분만으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방식으로 생각하고, 어떤 문제를 해결할 때 능력이 잘 발휘되는가

입니다.




“수학을 잘한다고 이과로 가야 하나요?”

어머니가 물었습니다.

“주변에서는 수학 잘하면 무조건 이과라고 하더라고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수학을 잘한다고 반드시 이과에 가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국어와 사회를 좋아한다고 반드시 문과에 가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이 어떻게 연결되는지입니다.

예를 들어 수학을 잘하면서 사람과 사회에 관심이 많은 학생이라면

경제,

경영,

데이터 분석,

금융,

통계,

사회과학,

정책,

심리와 데이터의 결합 등

여러 방향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언어 능력이 뛰어나면서 논리적인 사고를 좋아하는 학생이라면

법,

기획,

콘텐츠,

마케팅,

국제관계,

언론,

교육 등

다양한 진로가 가능합니다.




“그런데 고2라서 너무 늦은 것 아닌가요?”

이번에는 아들이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지금 결정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왜 그렇게 생각하니?”

“친구들은 벌써 학과까지 정한 것 같아요.”

아들의 목소리가 조금 작아졌습니다.

“저만 아직 못 정한 것 같아서 불안해요.”

저는 아이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고2 때 고민하는 것은 늦은 게 아닙니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아무 생각 없이 남들이 가는 길을 따라가는 것입니다.

진로를 고민한다는 것은

자신의 삶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친구들은 다 이과라고 하니까…”

아들은 친구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반에서 공부 잘하는 친구들이 대부분 이과를 간대요.”

“그래서 너도 이과를 생각했니?”

“네.”

“그럼 네가 이과를 좋아해서가 아니라?”

아들이 한참 말이 없었습니다.

“친구들이 가니까 저도 가야 하나 싶었어요.”

이런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청소년에게 친구의 선택은 상당히 큰 영향을 줍니다.

특히 고등학교 2학년쯤 되면

‘어느 대학을 갈 것인지’

‘어떤 계열을 선택할 것인지’

를 친구들과 이야기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비교하게 됩니다.

그러나 친구에게 맞는 선택이

나에게 맞는 선택이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엄마는 이과를 갔으면 좋겠어요.”

어머니가 조심스럽게 말씀하셨습니다.

“왜 이과를 원하십니까?”

“취업 때문이죠.”

“아이가 하고 싶은 것은요?”

“그게 문제예요. 하고 싶은 게 뭔지 모르겠다고 하니까요.”

어머니는 현실적인 걱정을 하고 계셨습니다.

“문과 가면 취업하기 어렵다고 하잖아요.”

이 역시 부모님들이 많이 하시는 걱정입니다.

하지만 진로를 선택할 때

취업 전망 하나만으로 결정하면

나중에 또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아이가 그 공부를 지속할 수 있는지,

그 분야에서 자신의 장점을 사용할 수 있는지,

그리고 무엇보다

그 길을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지가 중요합니다.




“어머니, 아이에게 문과·이과를 선택하게 하기 전에…”

저는 어머니께 한 가지 질문을 드렸습니다.

“아드님이 이과를 가서 좋은 대학에 합격했다고 생각해보세요.”

“네.”

“그런데 대학에 가서 전공 공부를 하면서 계속 재미가 없다면 어떨까요?”

어머니가 잠시 생각하셨습니다.

“그건 힘들겠죠.”

“반대로 문과 계열을 선택했는데 아이가 자신의 적성을 발견하고 열심히 공부한다면 어떨까요?”

어머니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게 더 좋겠죠.”

“그렇다면 지금 중요한 것은 문과와 이과 중 하나를 빨리 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에게 맞는 방향을 좁혀가는 것입니다.




사주에서 본 이 아이의 진짜 강점

아이의 사주를 살펴보면서 저는 한 가지를 강조했습니다.

“이 아이는 단순 암기형보다는 이해하고 연결하는 방식이 잘 맞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연결한다는 게 무슨 뜻인가요?”

“하나의 지식을 다른 지식과 연결해서 자기 것으로 만드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수학을 배우면서 경제와 연결하고,

사회 문제를 보면서 통계와 연결하고,

역사를 공부하면서 정치와 경제의 흐름을 연결하는 식입니다.

이런 학생이라면

문과냐 이과냐를 지나치게 이분법적으로 나누기보다는

융합적인 분야를 함께 탐색해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경제학 같은 것도 괜찮을까요?”

아들이 처음으로 관심을 보였습니다.

“경제학은 수학도 쓰잖아요.”

“그렇지.”

“그런데 사회 이야기도 하잖아요.”

“맞습니다.”

아들의 눈빛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그런 공부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바로 이런 순간이 중요합니다.

진로상담에서 정답을 알려주는 것보다

아이 스스로

‘어? 이런 분야도 있네?’

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할 때가 있습니다.


“그럼 데이터 쪽은요?”

이번에는 아들이 먼저 질문했습니다.

“데이터 분석도 수학이 필요하죠?”

“네.”

“그런데 사회 문제를 분석하는 데도 쓰잖아요?”

“그렇지요.”

아이는 휴대폰을 꺼내 무언가를 검색하기 시작했습니다.

조금 전까지

“문과냐 이과냐 모르겠다.”

던 아이가

어느 순간부터

‘어떤 분야가 나에게 맞을까?’

를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이 변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진로상담에서 가장 좋은 순간은 ‘아이의 질문이 생기는 순간’입니다

아이에게 정답을 알려주는 것보다

스스로 질문을 시작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는 왜 이 과목을 좋아하지?”

“나는 어떤 문제를 해결할 때 재미있지?”

“사람과 이야기하는 것이 좋은가?”

“숫자를 분석하는 것이 좋은가?”

“글을 쓰는 것이 좋은가?”

“무언가를 만드는 것이 좋은가?”

이런 질문들이 쌓이면

진로의 방향이 조금씩 보입니다.


“사주에서 직업까지 알 수 있나요?”

어머니가 다시 질문하셨습니다.

“아이에게 딱 맞는 직업도 볼 수 있나요?”

저는 솔직하게 말씀드렸습니다.

“사주만으로 특정 직업을 확정해서 말하는 것은 조심해야 합니다.”

사주는 한 사람의 기질과 성향을 살펴보는 데 참고할 수 있지만

실제 진로는

성적,

환경,

교육,

경험,

관심,

사회 변화,

본인의 선택 등

여러 요소가 함께 작용합니다.

그래서 저는 사주를

직업을 결정하는 도구라기보다 자기 이해를 돕는 도구

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지금 무엇을 해보면 좋을까요?”

아이에게 물었습니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아이는 잠시 생각했습니다.

“경제 관련 책을 읽어볼까요?”

“좋습니다.”

“데이터 분석도 조금 해보고요.”

“좋아요.”

“사회 문제를 다루는 영상도 찾아보고…”

저는 웃으며 말했습니다.

“아주 좋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를 더 이야기했습니다.

‘직접 해보는 것’과 ‘그냥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다릅니다.


진로는 생각보다 경험을 통해 빨리 좁혀집니다

예를 들어

경제학이 궁금하다면 경제 관련 책만 읽지 말고

실제로 데이터를 가지고 간단한 분석을 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법에 관심이 있다면

판례나 법률 관련 콘텐츠를 찾아보는 것도 좋습니다.

심리학이 궁금하다면

관련 강의를 들어보고,

콘텐츠가 궁금하다면

직접 영상을 만들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공학이 궁금하다면

간단한 프로젝트를 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해보고 나면

‘생각보다 재미있다.’

또는

‘생각보다 나랑 안 맞는다.’

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둘 다 성공입니다.


“엄마, 저 이과 안 가도 되죠?”

상담 막바지에 아들이 어머니에게 물었습니다.

어머니는 잠시 아들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웃으면서 말씀하셨습니다.

“네가 정말 고민해보고 결정한다면 엄마도 같이 생각해볼게.”

아들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저는 그 모습을 보면서

오늘 상담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 이루어졌다고 생각했습니다.

문과냐 이과냐의 답을 찾은 것이 아니라

엄마와 아들이 진로에 대해 처음으로 같은 편에서 이야기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부모가 정해주는 진로보다 아이가 납득한 진로가 오래갑니다

부모는 자녀보다 인생 경험이 많습니다.

그래서 위험을 먼저 볼 수 있습니다.

“그 직업은 불안정해.”

“그 학과는 취업이 어려워.”

“그 길로 가면 힘들어.”

이런 조언은 분명 가치가 있습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그 길을 걸어갈 사람은 아이입니다.

따라서 부모의 역할은

아이 대신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에게 현실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되어야 합니다.


문과냐 이과냐보다 더 중요한 질문

고2 학생이라면 이런 질문을 먼저 해보셨으면 합니다.

1. 어떤 과목을 잘하는가?

단순히 성적뿐 아니라

‘왜 잘하는가’를 생각해야 합니다.

2. 어떤 과목을 공부할 때 시간이 빨리 가는가?

흥미를 발견하는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3. 문제를 해결할 때 어떤 방식이 편한가?

논리적으로 분석하는 것을 좋아하는지,

사람과 상황을 이해하는 것을 좋아하는지 살펴보십시오.

4. 혼자 하는 일이 좋은가, 사람과 함께하는 일이 좋은가?

직업환경을 선택하는 데 중요한 요소입니다.

5. 남들이 좋다고 해서 선택하는 것은 아닌가?

이 질문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사주가 보여준 것은 ‘문과’도 ‘이과’도 아니었습니다

이번 상담에서 제가 가장 중요하게 본 것은

아이에게 어느 계열을 강제로 지정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 아이는

논리적인 사고와 사회·사람에 대한 관심을 함께 가지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따라서 문과냐 이과냐를 지나치게 단순하게 나누기보다

자신의 강점을 결합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보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경제,

경영,

통계,

데이터,

정책,

사회과학,

기획,

마케팅 등

여러 분야를 탐색해볼 수 있습니다.

물론 실제 선택은 아이의 성적과 학교 교육과정, 대학별 전형, 적성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저는 이제 조금 알 것 같아요.”

상담을 마치면서 아들이 말했습니다.

“뭘 해야 할지는 아직 모르겠어요.”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뭘 좋아하는지부터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게 시작입니다.”

“그리고 친구들이 이과 간다고 저도 따라갈 필요는 없겠네요.”

어머니도 웃으셨습니다.

“그래. 네 인생이니까.”

아들이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상담실 문을 나가기 직전 아이가 뒤돌아보며 물었습니다.

“선생님.”

“네.”

“제가 경제학 같은 거 공부해봐도 괜찮겠죠?”

저는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왜 안 되겠니?”

그제야 아이 얼굴에 편안한 미소가 번졌습니다.


고2의 진로 고민, 너무 빨리 답을 찾으려고 하지 마세요

고등학교 2학년.

누군가에게는 이미 진로가 정해진 시기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많은 학생들이 이 시기에 흔들립니다.

친구는 진로를 정했다는데 나는 모르겠고,

부모님은 이과를 원하시는데 나는 문과가 끌리고,

성적은 이과가 유리한 것 같지만

마음은 다른 곳에 가 있습니다.

그럴 수 있습니다.

오히려 이런 고민을 통해

자신을 더 깊이 알아갈 수 있습니다.


“문과를 가야 할까요? 이과를 가야 할까요?”

이 질문에 가장 좋은 답은

무조건 문과,

무조건 이과가 아닐 수 있습니다.

먼저 이렇게 질문을 바꿔보십시오.

“나는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좋아하는가?”

“나는 숫자와 논리를 통해 세상을 이해하는가, 사람과 사회를 통해 세상을 이해하는가?”

“나는 하나를 깊게 파고드는가, 여러 분야를 연결하는가?”

그리고 마지막으로

“남들이 원하는 길이 아니라 내가 선택하고 싶은 길은 무엇인가?”

를 생각해보십시오.

사주상담도 결국 이 질문으로 돌아옵니다.

사주가 아이의 미래를 대신 결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타고난 기질과 현재의 흐름을 살펴보고

어떤 환경에서 자신의 장점을 더 잘 사용할 수 있는지 찾아가는 것.

그것이 진로상담에서 사주가 할 수 있는 가장 의미 있는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어머니가 마지막에 했던 말

상담실을 나가기 전 어머니가 제게 말씀하셨습니다.

“선생님, 저는 아이가 빨리 결정하기를 바랐어요.”

“네.”

“그런데 오늘 이야기해보니까…”

잠시 아들을 바라보셨습니다.

“조금 천천히 결정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들도 옆에서 웃었습니다.

그리고 어머니가 한마디를 덧붙였습니다.

“대신 네가 직접 알아보고 결정해.”

아들이 대답했습니다.

“알겠어요.”

문과인지 이과인지에 대한 최종 답은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날 상담에서 아이는 훨씬 중요한 것을 얻었습니다.

‘내 진로는 내가 고민하고 선택할 수 있다.’

어쩌면 고2 학생에게 필요한 것은

완벽한 정답이 아니라

자신의 길을 스스로 찾아갈 수 있다는 믿음인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진로를 앞둔 아이에게 부모가 해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말은

“엄마가 정해줄게.”

가 아니라

“네가 잘 찾아갈 수 있도록 엄마가 옆에서 도와줄게.”

일지도 모릅니다.

문과와 이과 사이에서 고민하는 지금 이 순간도

아이에게는 이미 자신의 인생을 선택하는 첫 번째 연습이 되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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